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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논문 읽기

식물성 식품(Plant-based diet)은 지속 가능한 식품(Sustainable Food)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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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산업에서 유명한 저널 Food Technology의 에디터들이 2020년을 맞이하여 식품 산업에 대한 올해의 트렌드를 예측했는데, 그 중 한 에디터(Linda Milo Ohr)의 예측은 다음과 같았다.

"식물성 식품의 관심과 소비는 계속 증가 할 것이지만, 소비자는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여전히 더 많은 것을 원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건강상의 이점 외에도 소비자는 먹는 음식이 환경에 건강에 좋은지 점점 더 알고 싶어 할 것입니다. 점점 더 많은 소비자들이 최소한의 가공, 탄소 발자국 감소, 음식물 쓰레기 감소, 성분 및 부산물의 재활용에 대해 알고 싶어 할 것입니다. 기업은 지속 가능성 이야기를 공유 할 준비가되어 있어야합니다."
(https://www.ift.org/news-and-publications/news/2019/december/31/food-technology-editors-predict-trends-for-2020)

  다시 말하자면, 앞으로는 사람들이 식물성 식품에 대한 관심의 이유를 자신들의 건강에서 찾는 것을 넘어서 환경적인 측면, 즉 지속 가능성의 측면에서 찾고싶어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글에서는 식물성 식품이 동물성 식품과 비교하여 어떤 측면에서 지속 가능한 식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인지 알아보았다. 그리고 식물성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건강적인 측면(신체적, 정신적)에서 이점이 있는지, 있다면 어떤 점이 있는지 연구결과를 통해 알아보았다.

 

지속 가능성

 


과거의 농업과 현재의 농업 비교하기

  사람들은 환경에 나쁜 영향을 끼치지 않고, 현재 뿐만 아니라 미래의 후손들까지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여러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 이것을 '지속 가능하다(Sustainable)'라고 하는데, 식품 산업에서도 마찬가지로 지속 가능한 식품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지속 가능한 식품을 찾을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가, 그 해답을 과거의 농업에서 찾았다. 

  농업이란 작물을 재배하거나 가축을 키우는 것을 말한다. 생태계의 에너지 측면에서 살펴보면, 태양 에너지를 획득하여 농작물을 키우고, 그 농작물을 직접 먹어서 에너지를 얻는 것이다. 또한 농작물을 가축에게 먹여서 가축을 키우고, 그 가축을 잡아먹어 에너지를 얻을 수도 있다. 과거의 농업에서는 이 과정이 한 농장에서 다 이루어졌다. 이러한 경우에는 농작물을 가축에게 바로 옆에서 먹일 수도 있고, 가축의 분뇨를 농작물의 퇴비로 사용할 수도 있는 등 비교적 효율적이고 환경에 나쁘지 않은 방식으로 생산할 수 있었다.

  하지만 농장이 기업화 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한 장소에서 여러 종류의 작물, 가축을 생산하던 것과는 달리 한 농장이 하나의 '제품'만을 생산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운송을 위한 연료도 많이 사용하고, 대량 생산을 위해 매우 많은 양의 화학물질이나 비료를 사용하여 비효율적이고 환경에도 좋지 않은 생산방식이 되었다.

 


효율적인 측면에서의 식물성 식품과 동물성 식품의 차이점

  현대의 농장에서는 동물들에게 사료로 매우 많은 양의 곡식을 먹여가며 키운다. 문제는 그 곡식은 인간들이 섭취하는 식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의 인구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에 있는 반면 농작물의 생산량은 그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간의 식량으로 이용될 수 있는 곡식을 동물을 키우는데에 사용하는 것은 효율적인 측면에서 좋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동물들을 키우는데에 드는 비용도 식물을 키우는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동물을 키우는데 드는 물과 땅의 양은 식물들을 키울 때보다 적게는 4배에서 많게는 26배까지 차이가 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다음의 자료는 동물을 키우면서 먹이는 곡식의 양 대비 생산되는 육류의 양, 들어가는 화석 연료의 에너지 대비 얻어진 단백질이 내는 에너지를 나타내고 있다. 

 

Ratio of different inputs to animal outputs( https://academic.oup.com/view-large/110601924 )

 

  그나마 효율이 좋은 닭고기는 얻을 수 있는 육류의 양 대비 2.3배의 곡식을 먹여 키울 수 있으며, 그렇게 얻어진 육류의 단백질이 내는 에너지 대비 4배의 화석연료를 공급해줘야 한다. 제일 효율이 좋지 않은 소고기는 각각 13배, 40배까지 차이가 난다.

  다음의 그래프는 식품에 축적될 수 있는 단백질의 양과 그 단백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에너지의 양과의 상관관계를 나타낸 것이다. 검은 사각형은 식물성 식품을, 흰 원은 동물성 식품을 표현한 것이다. X축 방향으로 커질수록 식품의 단위 무게당 들어있는 단백질이 많다는 것이고, Y축 방향으로 커질수록 단위 에너지 당 만드는 단백질의 양이 많아진다. 

 

Gonzalez AD, Frostell B, Carlsson-Kanyama A. Protein efficiency per unit energy and per unit greenhouse gas emissions: potential contribution of diet choices to climate change mitigation. Food Policy 2011; 36; 562 - 70.

 

  동물성 식품은 동물성 식품들끼리 음의 상관관계를, 식물성 식품은 식물성 식품들끼리 양의 상관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좀 더 설명하자면, 식물성 식품은 단위 식품당 들어있는 단백질의 양이 많을 수록, 같은 에너지를 들여도 더 많은 양의 단백질을 생산한다. 반대로 동물성 식품은 식품에 들어있는 단백질의 농도가 커질수록 같은 양의 단백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결국 동물성 식품이 식물성 식품보다 에너지 효율적인 측면에서 나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환경적인 측면에서의 식물성 식품과 동물성 식품의 차이점

  온실가스가 지구 환경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따로 말하지 않아도 다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식품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중 50%는 농업의 과정에서 발생한다. 특히 그 중 80%는 동물들이 소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테인과 그 땅에서 발생하는 일산화질소가 차지한다. 문제는 온실가스에서 끝나지 않는다. 기업화된 농업에 사용하는 화학물질들과 동물들로부터 나오는 분뇨들도 환경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화학 물질들로 인한 오염은 땅을 산성화시키고, 조류의 부영양화 등이 일어난다.

(Joan Sabaté, Sam Soret, Sustainability of plant-based diets: back to the future, The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Volume 100, Issue suppl_1, July 2014, Pages 476S–482S, https://doi.org/10.3945/ajcn.113.071522)

 


식물성 식품 섭취가 우리의 몸에 미치는 영향

  추가적으로 식물성 식품을 섭취함으로써 우리 몸에 좋은 영향이 있는지 연구결과를 찾아보았고, 2019년 말에 네이처지에 소개된 한 논문을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논문에 따르면, 식물성 식이 요법의 인지적, 정신적인 영향에 대한 증거는 결정적이지 않다. 하지만 최근 정서적 고통과 정신 질환을 장내 미생물의 역할에서 설명하는 추세에 있고 특히 비만과 같은 특정 질병은 특정 미생물 조성물에 의해 그 가능성이 높아지고, 균형 잡힌 장내 미생물 군은 노화를 건강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면, 식물성 식품 섭취를 통해 장내 미생물들의 조성을 변화시킴으로써 신체와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구체적인 메커니즘이나 치료 효과는 증명되지 않았다.

(Medawar, E., Huhn, S., Villringer, A. et al. The effects of plant-based diets on the body and the brain: a systematic review. Transl Psychiatry 9, 226 (2019) doi:10.1038/s41398-019-0552-0)


마치며

  이번 글에서는 최근 식품 업계에서 중요시하는 ‘지속 가능한 식품’에 대해서 간단하게 알아보았고, 특히 식물성 식품의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식품을 살펴보았다. 평소 나는 식물보단 동물성 식품을 좋아하고, 주로 동물성 식품을 섭취한다. 하지만 식물성 식품이 몸에 건강하고, 환경적으로도 더 이롭다는 이야기를 들어오면서 그 구체적인 수치와 근거를 찾아보고 싶었다. 하지만 '동물성 식품을 섭취할 때의 이점도 있지 않을까?' 그리고 '식물성 식품만이 지속 가능한 식품이 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이에 대해 좀 더 고민해보고 조사하여 다음 글로 찾아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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